이탈리아의 작은 언덕 도시 오르비에토. 피렌체도 아니고 로마도 아닌 이곳에 발길을 멈춘다면, 아마도 그 이유는 하나일 것이다. 오르비에토 성당(Duomo di Orvieto).고딕 건축의 걸작, 그 앞에 서다오르비에토 성당은 그 자체로 ‘압도’의 감각을 선사한다. 건물의 정면을 장식한 황금빛 모자이크, 정교하게 조각된 조각상들, 하늘을 찌를 듯한 고딕 양식의 첨탑. 그것은 건축이 아니라 신앙이었고, 예술이었고, 시대를 뛰어넘은 인간의 도전이었다.하지만 이 성당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, 그것이 기적에서 시작된 성당이기 때문이다.한 장의 피 묻은 성작(聖爵)1263년, 한 독일인 신부가 로마로 가던 중이었다. 그의 마음은 흔들리고 있었다. 정말로 성찬식에서 빵과 포도주가 예수의 몸과 피로 변할까? 그는 믿음과..